12월 14일... 몇일간 기온이 떨어지고 추워 움추리고 지냈던 같습니다
추워서 그런지 토요일 산행신청이 저조하여 취소한다고 하네요
할수없이 다른 산악회를 둘러보니 마침 운장산가는 산악회가 있어 신청합니다
수영로타리에 7시에 버스를 탑니다
11시가 조금 넘어 운장산 동산휴게소(피암목재)에 도착.
새하얀 설국이 펼쳐집니다
산행채비를 하고 11시 15분경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산으로 갑니다
코끝에 와 닿는 샤~한 느낌과
발밑에서 부서지는 순백의 눈이 새롭습니다
바람도 없고 날씨도 포근하고
올 겨울들어 처음의 눈산행...
기대가 됩니다
순백의 나라...
동화속으로 거닐고 있는 듯한 길이 계속되고
눈부신 설경을 바라보며...
솜같은 눈뭉치가 간혹 떨어져
흩어지는 눈길...
그렇게 차츰 고도를 높혀 갑니다
이리저리 눈꽃구경으로 자주 가던 길을 멈추고...
눈을 흠뻑 덮어 쓴 소나무
행복한 그 눈길을 힘든 줄 모르고 걷습니다
들머리인 동상휴게소에서 약 1시간을 걸어
활목재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운장산유스호텔이 있는 내처사동에서 오르는 삼거리입니다
마음속에 늘 그리운 사람을 세겨두고
보고 싶을때 볼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지난 가을날 화려한 잎사귀 다 떨꾸어 내고
빈가지로 허공에 흔들리는 나목
그 허허로운 가지에
봄꽃같은 설화가 피어 납니다
그리움에 흔들리는 마음에
이처럼 눈꽃이 피어 난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저 하얀 흔들림으로
누군가 애타게 불러내고 불리워진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모질게 살아온 삶의 한 귀퉁이에서
손아귀에 꽉 쥐어진 햇살같은 행복 한웅큼...
천지간에 모두들 잠자는 이 계절
이처럼 화려한 꽃을 피운다는 것은
또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눈의 터널을 빠져나오니
눈앞에 펼쳐지는 눈부신 새하얀 산정...
들머리에서 1시간 15분 걸었습니다
운장산 서봉에서 연석산가는 길...
운장산 서봉...
칠성대라고 정상석이 있네요
가야할 산능에 하얗게 안개가 덮혀 갑니다
눈을 돌려 어디를 봐도 하얀 설국...
운장산의 정상인 운장대까지는 600m.
구봉산까지는 8.8Km.
먼길을 가야 합니다
칠성봉을 내려와 뒤 돌아 봅니다
인생...!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만
아름다운 것이리라
소중히 가슴에 새겨둔 것은
허물지 말자
설령 그것이 눈시울을 적시는 인연일지라도
세월의 흐름에 먼저 보내지 말자
참된 사랑은
언제나 혼자만의 그리움이리라
확인하고, 느껴지는 것이 아닌
혼자만의 외로움이리라
이 설경속에서 눈부신 그대의 모습도
이별을 예고하듯이...
지나는 시간속에 차곡차곡 쌓여져
그리움이 되리라
나도 모르는 탄성은
이 길 내내 계속될 것 같습니다
눈이 녹아 고드름이 되었고...
녹지 않은 눈은 꽃이 되어 피어 납니다
운장산 서봉인 삼장봉을 지나고 부터 구봉산가는 종주길은
아직 러셀이 되어 있지 않아 선두의 한분이 힘겹게 러셀하며
지나고 있다고 하네요
온통 눈밭입니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과 작은 나무가지라도 건들면
와르르~ 눈 폭탄이 쏟아 집니다
칼크미재에 도착합니다
통과시간이 오후 2시 5분...
들머리에서 2시간 50분정도 걸었습니다
그러나 구봉산을 가려면 높은 산을 3~4개 더 넘어야 합니다
운장산에서 칼크미재까지 까마득하게 고도를 낮추어서
다시 산정을 올라가려니 그저 막막합니다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앞만 보고 고~고~
한참을 오르다 조망이 좋은 전망대에서
지나온 운장산을 바라봅니다
갈수록 눈은 깊어지고...
눈이 길을 막고...
잡목이 길을 막고...
동봉부터 선두에서 러셀을 하며 길을 터 준 산객...
이름도 요상한 곰직이산을 오릅니다
지도상으로는 1087봉이라 기재되었는데
곰직이산이라 부르고 있네요
선등하며 러셀하던 앞선 분이 근육통으로 더 이상 러셀이 어려워
본의 아니게 내가 선두에서 러셀을 하게 되었네요...ㅠㅠ
아무도 걷지 않은 신설...
어디에도 산길의 표시도 없고 간혹 있는 표식을 찾아
길을 냅니다
선두에서 길을 열어가려니 생각나는 글귀...
눈 덮힌 들판을 걸어 갈때는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기는 발자국은
훗날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 시)
처음에는 눈을 헤치며 나가는 일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가자 지치기 시작합니다
보기보다 체력소모가 엄청납니다
눈이 깊은 곳은 무릅으로 다지며 걷기도 하고...
눈을 헤치며 걷는 길이라 속도가 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참을 왔는가 싶었는데...
복두봉까지 아직 2.1Km
마치 눈의 바다를 헤엄치듯...
복두봉까지 이젠 500m...
점심을 먹었는지 얼마 안되었는데
러셀을 하다보니 금방 배가 고파 옵니다
일년정도 베낭에서 이리저리 돌아 다니던 쵸코렛을 다 먹었네요...ㅋㅋ
드디어 복두봉...
해가 서산에서 늬엇 늬엇...
구봉산까지 갈려면 오늘은 야간산행을 각오해야 겠습니다
복두봉에서 지나온 산들을 바라봅니다
중앙에 높은 봉우리가 운장산입니다
참 많이도 걸어 왔습니다
복두봉을 지나 5시 30분경에 자루목재에 도착합니다
이제 또 급한 오르막을 300m정도 올라야 구봉산에 도착합니다
달빛은 고고한데
산정을 울리는 거친 호흡만 가득...
마지막 피치를 올려 구봉산을 오릅니다
5시 50분에 드디어 구봉산에 도착합니다
물한잔, 과일 한조각으로 잠깐 쉬면서
야간산행 준비를 하고 본격적인 하산을 서두렵니다
바람재에서 바람골로 윗양명마을로 내려 갑니다
다시 주차장까지...
7시 10분경에 무사히 산행을 마칩니다
거의 8시간을 걸었네요
'바람 부는 山頂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갈색추억...대운산종주 (0) | 2013.12.25 |
|---|---|
| 금정산성 4대문 4망루...그리고 8봉 (0) | 2013.12.22 |
| 다도해의 조망...금오산 (0) | 2013.12.09 |
| 대박을 꿈꾸며...금전산 (0) | 2013.12.02 |
| 낙엽을 밟으며...장산-산성산 왕복 (0) | 2013.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