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후산(母后山)
고려 공민왕 10년에 홍건적이 자비령을 넘어 쳐들어 오자 왕과 왕비는 태후를 모시고 안동, 순천을 거쳐이곳 산기슭까지 피난왔다고 하는데
수려한 산세에 반한 왕이 모후산에 가궁을 짓고 환궁할때까지 해를 넘겨 1년여 남짓 머물렀던 곳이라
하여 산의 이름을 나복산에서 어머니의 품속같은 산이라 하여 모후산으로 바꾸었다고 전한다.
또 모호산(母護山)이라 한 것은 정유재란시 김성원이 노모를 구하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싸우다가
순절한데서 연유하여 모호산이라 했다고 한다.
2011년 1월 22일 (토) 맑음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가 오늘은 주춤하는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예년에 비해 매우 추운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마사-용문재-모후산-중봉-집게봉-유마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산행입니다
지리적산세가 험하고 지리적으로 요충지인 탓에 6.25 당시 빨치산 전남도당이 유마사에 은거하면서
모후산과 백아산을 연계하여 활동하였다.
지금도 간간히 당시에 파 놓은 참호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산막골에는 광복전까지 15호 가량 거주하였으나
6.25난리통에 모두 소각당하고 폐촌되었다.
한편으로 빨치산의 본거지라 하여 유마사의 사찰건물은 모두 소각되고 말았다.
11시 20분경에 모후산주차장에 도착하여 30분경에 들머리로 듭니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가 오늘은 조금 풀렸습니다
전형적인 겨울산의 모습입니다
나목들이 겨울바람에 견디고 선 모습~우리의 인생이지요
사람의 일생도 자연의 사계절처럼 등락이있고 부침이 있습니다
유마사앞을 지납니다
음지의 등로에는 눈이 있지만 별로 미끄럽지 않습니다
용문재까지 3km 정도 가야 하군요
볕이 드는 양지쪽에는 따스함이 가득합니다
전형적인 육산으로 등로는 편안한 길입니다
정량암 삼거리입니다
정상과 집게봉으로 하여 하산할때 이곳으로 내려 옵니다
우리들은 산길을 걷다보면 오로지 정상을 목표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진정 중요한 것은 도중의 풍경과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그 과정을 소홀히 하면 등산도 성과주의에 빠집니다
많은 산속에서 느낀것은 별로 없고 많은 산 만이 머리에 가득할것입니다
길을 걸으며 느꼈던 바람결을 기억하십시요...
길어 가면서 들렸던 계곡물소리를 기억하십시요
길을가다 보았던 파란하늘을 기억하십시요
길을 가다 가슴을 울리던 작은 감정을 기억하십시요
바로 길을 가는 바로 이 순간을 놓치지 마십시요
그 한순간 한순간이 나를 장식하는 삶이 됩니다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나의 인생의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점심식사후 용문재에서 정상가는 길입니다
눈이 하얗게 덮혀 걷기 좋은 길입니다
모든 나무들이 나목으로 있는 이 계절에 소나무의 진가를 봅니다
눈부신 초록으로 이 겨울을 더욱 더 빛내는 나무이지요
고요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수 없습니다
고요함을 가질려면... 천천히 걷는 것이지요
천천히 걸으면 보이지 않던 사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뒤로 모후산 정상이 보입니다
용문재에서 오르는 길은 약간 가파르지만 그리 힘든길은 아닙니다
능선길에 서니 산아래와 달리 찬바람이 가득합니다
이 겨울 찬바람은 우리의 친한 벗입니다
겨울을 장식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다정한 친구입니다
정상에 섭니다
사방팔방으로 터져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오늘은 박무로 조망은 별로입니다
정상에서 지리산도 보인다고 하지만 옅은 안개만 가득합니다
언제 조망이 좋을때 다시 찾을련지...
살아가면서 모든것을 마음 먹은대로 다 된다면...
사람들은 아마 만심에 빠져 버릴것입니다
무엇인가 아쉬움을 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할것입니다
진행해야할 중봉 집게봉쪽입니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눈길이 편안해 보이지요
모후산의 정상석 뒤면에 유래를 빼곡히 적어 놓았습니다
모든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죽는 일도...
그 시간속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시계바늘에 의존하지 않으면 ...
순간 순간을 알차게 보낼수 있습니다
시간에 쫒기지 않고 ...
초조해하지도 말고...
시간밖에 있는 무한한 세계에 눈을 돌려보십시요
그 어떤 시간이건 여유를 가질수 있습니다
자기자신을 관조하는 것이지요
지나는 시간을 관조하는 것이지요
가끔 사람의 머리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을 시간이 해결합니다
어려움에 봉착했을때 한걸음 물러나서 조용히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것이
지혜로운 해결책이 될것입니다
바로 한걸음 물러나서 자신을...
시간을...
관조하는 것이지요
시간밖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입니다
집게봉을 지나 오를때 못 본 유마사에 들러 이리저리 눈길을 줍니다
유마사는 백제시대 627년 당나라 사람 유마운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그러나 백제시대의 유물은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전남불교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주 불회사, 영광 불갑사 등도
백제시대에 건립되었다고 전하지만 이를 확인할 만한 유물이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부도탑, 대웅전, 괘불대, 구례 화엄사로 범종이 옮겨간 후 돌아오지 못해 쓸쓸하게 비어있는 종각,
자그마한 산신각, 밭에 뒹구는 돌확,
그리고 요사채가 있으며 6.25 전후로 전소된 이후 쇠락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쇄락했던 유마사는 중창을 거듭하고 있고
승가대학이 있어 앞으로는 번잡한 절집이 될것 같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공사가 완료되 않고 정비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인재가 배출되고 세월에 세월을 거듭하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절집이 될것입니다
눈덮힌 제월천 옆으로 운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유마사 입구에 엄청 큰 감나무가 있습니다
그 옛날의 영화를 말해 주는 듯 나무 곳곳에 기품이 흐릅니다
고려초기의 건립양식으로 보이는 팔각원당형의 해련지탑(보물 제1116호)이 유마사 입구에 있습니다
유마사 입구 계곡에는 큰 바윗돌이 냇가에 걸쳐 있는데
이것은 유마운의 딸 보안이 치마폭에 싸다가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속의 보안교이다.
다리에는 유마동천 보안교라 음각되어 있다.
요사채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샘이 고색 창연하게 흐르는데 이 샘은 보안이를 겁탈하려던 젊은 스님을
물속에 있는 달을 도술로 건져냄으로써 감화를 시켰다는 유명한 제월천이다.
이렇게 쉬엄 쉬엄 4시간 30여분을 걸었습니다
등로는 부드러웠고 산을 감싸는 공기는 청량했습니다
어머니 품속같이 포근한 산이였습니다
정상에서 사방으로 둘러보는 조망이 멋있는 산이였는데
안개때문에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 부족함 때문이라도 언제 또 다시 찾게 되겠지요
굽이굽이 산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맑은 주암호도
한국적이였습니다
평화롭고 따뜻한 이곳 화순에서...
어머니같은 모후산에서...
훌쩍 나의 곁을 떠나가신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산정에 흐르는 바람결에 느낍니다
어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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