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봉(1,314.2m)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인 죽령의 남쪽에 있는 등산코스로 북쪽에는 소백산이 자리하고 있다.
도솔봉은 소백산의 축소판같은 기분이 드는 산이다.
봄에는 철쭉과 진달래 터널을 이루고 있으며 각종 고산식물이 많이 '천상의 화원'을 이루는 산이기도 하다
등산로 내내 울창한 수림을 자랑하는 육산이지만 정작 정상에 올라서면 암봉과 너덜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트인 시야는 뛰어난 조망을 안겨주는 법.
동쪽으로는 영주, 봉화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며, 서쪽으로 월악산과 금수산을 조망할 수 있다.
남쪽으로는 소백산 일대 첩첩산중이 북쪽으로는 연화봉과 비로봉, 국망봉 등이 펼쳐진다.
도솔봉 산행기점으로 많이 사용하는 죽령은 소백산 산허리를 넘어 아흔 아홉구비의 험준한 고갯길로 예전에는
영남에서 기호로 통하는 중요한 관문이었다.
소백산국립공원이 죽령을 기점으로 북쪽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할 때 도솔봉(1,314m)과 묘적봉은 소백산국립공원과 동떨어진 죽령 남쪽에 위치하여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죽령 북쪽 소백산맥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2011년 1월8일(토)
우리나라의 겨울기온은 삼한사온으로 대표되는데
요즘 들어서는 삼한사한...오한이 될 정도로 연일 강추위입니다
그래도 날씨에 관계없이 꽁꽁 언 겨울산으로 찾아듭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죽령-1286봉-삼형제봉-도솔봉-1185봉-전구동 입니다
버스가 죽령으로 올라서는 길이 꾸불꾸불합니다
11시 40분경에 죽령에 내리니 쌰~하게 차가운공기가 가득합니다
추운날 모자며 장갑, 마스크 등으로 결전에선 용사처럼 단단히 무장하고
도솔의 들머리에 섭니다
도솔봉까지 6km를 가야 합니다
발밑에서 뽀드락거리는 눈의 감촉은 상쾌합니다
저기 죽령을 넘어서면 충북단양이고 여기는 경북영주입니다
죽령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소백산의 주능선으로 가는길입니다
언젠가 소백산의 연화-비로-국망봉 능선을 종주할 날이 있겠지요
줄지어 제각각 신년의 소망을 기원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더욱더 사랑하기 위해서... 이렇게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습니다
등산이란 어쩌면 자신과의 대화일지도 모릅니다
산을 매개로하여 군중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던 자신을 바로 보는 행위일지도 모릅니다
차분히 자신을 되돌아보고 희망을 그려보고 각오를 다져보는 시간~
하여 자신의 내밀한 모습을 다시금 끄집어 내어 보는 시간~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태 이런 시간들이 있었을까요...
등산이 이런 시간을 주는 것이겠지요
아울러 자연과 접하면서 호연지기를 길러주고 자연속의 작은 생명과 바람의 흐름,
계절의 변화... 그리고 수많은 생사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겠지요
무엇보다도 등산으로 통하여 제일먼저 건강을 선물합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한다는 것은 한번 아파 본 사람만이 잘알수있갰지요
산속의 바위에 가부좌로 앉아 호흡을 가다듬고 몇분만 앉아 있으면
기 순환이 빠른 사람들은 항문으로 통하여 들어오는 기의 흐름을 느낄수 있다고 어느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음이온이든 자기든 우리의 몸으로 들어와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작용을 하는가 봅니다
많은 눈이 내린 소백의 산길에서 산죽의 푸른 이파리가 기분을 상쾌하게 합니다
늦게 시작한 산행으로 얼마걷지 않아 배가 고파옵니다
산능선에는 찬바람 피할 곳이 마땅찮아 조금 더... 조금 더... 점심이 늦어졌습니다
겨울 바람만 피한 곳에 앉아 늦은 점심을 합니다
더운 국물이 속에 들어가니 추위가 조금 가시는 듯하지만...
그래도 손발이 꽁꽁 얼었습니다...ㄷㄷㄷ
겨울 바람에 잎과 열매를 훨훨 떨쳐 버리고 빈가지만 남은 잡목숲...
눈길을 밟으며 할키듯 몰아치는 찬바람속에서 길을 걸으면
문득 나는 내 몫의 삶을 안고 지금 어디쯤에 있는가를 헤아리게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한번 가면 다시 돌려 받을수 없는 그세월을...
그시간, 그 세월을 제대로 살아왔는가를 돌이켜 볼때...
나는 소백의 능선위로 흐르는 저 바람소리와 같이 우울합니다
하얀눈을 밟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낙엽이며 나뭇가지며 하얀눈이며...
모든 것들은 그들만의 존재와 질서가 있는 것 같아 함부로 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나는 산으로 들어 오면 생각이 많아 집니다
처음 등산을 시작할때도 혼자서 친구없이 이리저리 다녔습니다
그때부터 생겨난 버릇처럼 혼자서 돌아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산길을 걷지만
그래도 버릇처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질때 ...
화들짝 놀라하며 생각의 끈을 놓을때가 간혹 있습니다
마른나무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한동안 잊고 지났던
나의 속뜰이 되살아 난 듯 합니다
평화와 정적이 깃든 그 내면의 여로...
도솔의 산에서 듣는 바람소리는 코끝만... 귀뽈만...스치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저 뼛속까지 파고들어 휘몰아치는 둣합니다
마음속에 묻은 먼지도...
핏줄에 묻은 티끌도...
맑게 씻어주는 것 같습니다
소백의 찬바람소리는 물뿌려 막 빗질한 한옥의 마당처럼
우리의 마음속을 차분하게 정갈하게 가라앉혀 주는 것 같습니다
이 도솔을 지키는 신장처럼 우뚝한 거목입니다
이리저리 굽어지고 휘어진 우람한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상이 느껴지나요
지금은 3시간 40분 ~ 약 4시간정도 걸어 도솔봉정상에 섭니다
도솔봉정상에선 북쪽으로 소백의 주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다고 하더만
오늘은 눈바람에 조망은 없고 찬 바람만 가득합니다
불교에서는 도솔(도솔천)을 칠보의 보석으로 장식한 궁전이있는 곳으로 부처가 거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문적인 의미는 부족한것이 없이 모든것이 갖추어진 곳을 도솔이라 합니다
도솔의 정상석을 지나자 나타나는 헬기장에 충북단양에서 세워놓은 정상석이 또 하나 있습니다
아마 경북영주에서 충북단양에서 서로의 관할권을 다투는 듯합니다
어떻게 협의하든지 산정상을 여기 저기 옮기면서 혼란스럽게 하는 짓은 그만 했으면 합니다
바람으로 눈을 깨끗히 치워진 헬기장입니다
바람~ 눈에 보이지도 붙잡을수 없는 나그네입니다
보이지도 붙잡히지도 않기 때문에
영원히 살아서 움직이나 봅니다
그 바람이 앙상한 가지위에 하나 하나 흔적을 남깁니다
이 소백에서 볼수있는 바람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없다고 할수는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바탕으로 보이는 것이 있게 되고
들리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들리는 것이 있게 됩니다
바로 그것이 바람입니다
도솔봉을 지나 1185봉으로 갑니다
옹골찬 암능을 계단으로 밧줄로 오르내리며 갑니다
간혹 뽈을 할키는 찬바람에 놀라기도 합니다
눈바람에 뿌연안개처럼 온 산을 덮기도 했습니다
소백의 도솔은 우리의 방문을 이리저리 시험하는 듯
길가는 이들을 당황하게 합니다
1185봉을 지나 전구동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의 사면에는
바람없는 봄날의 풍경처럼 조용합니다
겨울산은 부질없는 가식을 전부 털어낸 본질적인 모습으로
집약된 나무들의 진면목입니다
오늘 가보지 못한 묘적봉입니다
햐얀눈에 의해 경계 지워진 겹겹한 산너울이 한폭의 동양화입니다
이 골짝 저 골짝에서 서로 서로 손짓하다가... 그리워하다가...
이제는 말없이 그저 묵상에 잠겨있는 산너울입니다
우리도 아마 아득한 그리움때문에...
아득한 회환때문에...
저 산처럼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해 목놓아 울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크다란 영향을 주고간 부모님들...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 이끌어 주었던 많은 이들...
이런 저런 아픔과 기쁨을 같이한 형제들..
같은 방향으로 길을가는 가족들...
..........
이 바람 많은 소백에 서면
그 분들은 바람이 되어
소리가 되어
나에게 닥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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