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山頂에서...

지리산(1월2일)

풍뎅이 날다 2011. 1. 3. 22:27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흐르고 있습니다

2011년 새해~ 좀더 알차게 의미있게 보내야 연말에 이런 저런 회한이 남지 않겠지요...

오늘 지리산의 정기를 받으러 추운날 새벽에 길을 나섭니다

 

 

백무동-참샘-장터목-제석봉-통천문-천왕봉-법계사-로타리산장-망바위-칼바위-중산리

 

 

백무동에 9시 40분경에 도착합니다 ...

 

 

약 10분여 장비점검후 길을 나섭니다

 

 

처음 같이 한 산악회라서 생소합니다만

잘 아는 산우한명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그 산우는 산악회의 일행과 같이 하고 홀로 9시 50분에 들머리에 섭니다

 

 

몇일전 많은 눈이 내려 소담한 길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장터목까지 약 5km 정도 꾸준히 올라야 합니다

 

 

이런 걸음으로 약 2시간 30분정도면 도착되겠지요...

 

 

참샘에 도착하여 시원한 샘물 한바가지 가득 들이킵니다~~~

 

 

캬~ 속이 시원합니다...

이 샘물로 내 생명속에 있는 모든 오염된 것들을 다 씻어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앞서 간 산객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같이한 산악회에서는 선두 대장이 없고 앞서 몇사람이 달리듯이 가버렸고

뒤에 혼자 추적~추적~ 사진을 찍어면서 갑니다

 

 

이런 아름다운길을 보면 혼자서 걷는다는 것이 외롭지요...

 

 

눈의 무게에 의해 산죽이며 작은 나무며 모든것이 힘겨워 하는 듯합니다

 

 

아~ 이제 조망이 조금 보이는 군요

 

 

오늘은 기온은 차가운데 바람 한점없는 아주 상쾌한 날입니다

 

 

양지에 내리는 햇살에의해 모든 생명있는 것들이 즐거워 하는 듯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 협곡에는 눈의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는 저마다의 능력으로 이 한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야~ 저기 장터목 산장이 보이는 군요

 

 

저 멀리 반야봉이 보이고 뒤로 지리서북능선이 아득합니다

 

 

12시 10분에 장터목 산장에 도착합니다

백무동에서 2시간 20분에 올라왔네요... 혼자 걸으니 빨리 왔는가 봅니다

 

 

10여분 여기 저기 둘러보고 천왕봉으로 갑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의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이 볼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의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나무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벌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부신 달빛을 받으려거든

뼈마저 부서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 꽃길을 따라 온 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그림자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나무들이 엄청난 눈을 안고 견딥니다

 

 

이 겨울 지리의 나무들은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털어내도 털어내도 끊임없이 눈이 쌓일겁니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스스로 조형을 만듭니다

 

 

때론 동물이 되기도 하고

 

 

때론 사람처럼 우뚝 서기도 합니다

 

 

명상가의 모습으로 긴 한숨을 토해내기도 하고

 

 

이리 저리의 붓질로 세상에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간혹 스치는 바람에 자신의 무게를 조금 덜어내기도 합니다

 

 

지리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 굳건한 자태를 뽐내기도 하지요

 

 

오고가는 산객의 좋은 벗이기도 합니다

 

 

1월의 지리산이 이렇게 바람 한점 없는 날이 드물기도 합니다

 

 

오가는 모든 이들은 행복한 모습이 가득합니다

 

 

유장한 저 지리의 연봉들...

 

 

사람들은 왜 지리에 마약처럼 빠져드는지 알수있습니다

 

 

본래 우리는 자연에서 시작했기때문에

 

 

자연으로의 회귀는 그리움으로 가득찬 길이지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약 1km를 걸었군요

 

 

오손도손 길을 가는이들....자연에 대한 경외가 가득합니다

 

 

여기 저기서 샷터를 누르는 소리가 가득하고

 

 

짧은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그리고 산길에 행복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길을 가다 비경에 걸음을 멈추고 한없이 바라봅니다

 

 

조망으로 지리의 기운이 가득한곳에 서면 평온함이 스칩니다

 

 

통천문을 알리는 이정목이 반쯤 눈에 묻혀 있군요

 

 

나는 이젠 통천문을 지나면 선계에 듭니다

 

 

꾸준히 고도를 올리려니 이젠 다리가 아픕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배가 고파옵니다

 

 

천왕봉을 지나 하산길에 점심을 먹으러 했는데...

 

 

베낭을 풀어 초코렛과 사탕으로 간단한 요기를 합니다

 

 

산객이 지나지 않는 능선에 앉아 지리의 연봉을 조망합니다

 

 

어느 책에선가 천산대학을 꼭 나와야 한다던데...

 

 

나는 지금 백산대학쯤은 나왔지 싶습니다...ㅎㅎ

 

 

하지만 그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겁니다

 

 

산을 다닌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또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일 일겁니다

 

 

무슨일이든 특정한 목적을 갖는다는 것은 또다른 속박일지도 모르지요

 

 

아무른 목적없이 다닌다는 것도 의미가 없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속박없이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 좋겠지요

 

 

천왕봉정상에 그리 많은 사람이 없군요

 

 

정상석의 경쟁이 조금 덜하겠습니다...

나도 빨리가서 줄을 서야합니다

 

 

정상에서 보는 중봉과 하봉... 가끔 먹구름이 어두운 그림자가 되어 지납니다

 

 

정상에서 보는 지리의 연봉들...

몇해전인가 2번 주능선을 무박종주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일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주어진다면...기꺼이 하겠지요

 

 

열정적인 저분의 렌즈속으로 무슨 그림이 담길까요

 

 

약 20 여분 천왕봉에서 이리저리 놀다가 이젠 하산을 해야 합니다

 

 

천왕봉정상에서 이렇게 긴 시간을 보낸적이 없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차라리 시원합니다

 

 

천왕샘을 지납니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곳에서 늦은 점심을 합니다

 

 

홀로 하는 점심이지만 수많은 지리의 연봉과 함께하는 듯합니다

 

 

한입 먹고 한번 둘러보고... 정말 멋집니다

 

 

오른쪽으로 아득하게 보이는 산이 덕유산입니다

 

 

하하~ 저 바위에 오늘 이름을 붙입니다... "파수꾼바위" 라고

 

 

어치(산까치)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더군요...

 

 

어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도 태연합니다

 

 

이렇게 어치와 함께 한참을 놀다갑니다

 

 

당당한 모습으로 배웅하기까지 하더군요...ㅎㅎ

 

 

젊은 날 이리저리 쫒기듯이 살아온 나날이 주마등 같이 스쳐갑니다

 하루 하루 의미없는 시간도 많이도 흘러갔습니다

 

 

언제 부터인가 이젠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의 반환점을 돈 것을 이제야 인식한 것입니다

 

 

이제부터 시간을 아껴야합니다...

법계사에 도착합니다...

 

 

이 길을 6~7번 걸었지만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던 법계사입니다

 

 

오늘은 시간이 많습니다...

 

 

그리고 홀로 갑니다...

 

 

법계사에서 이것 저것 보고 공양사탕하나 입에 물고 나옵니다

 

 

로타리산장에 도착하지만...

볼일없습니다...

 

 

중산리까지 3km 정도 남았군요

 

 

로타리산장을 지나 헬기장에서 보는 천왕봉과 법계사입니다

 

 

오른쪽으로 중봉 써리봉이 날카로운 창검처럼 우뚝합니다

 

 

지리를 지키는 바위하나 봅니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저마다의 사명으로 지리를 지키나 봅니다

 

 

스치는 바람처럼 망바위를 지납니다

 

 

탄력을 붇혀 칼바위를 휙~하며 지나갑니다

 

 

그렇게 산을 내려오면 우천추모비가 있지요

 

 

3시 50분에 중산리야영장에 도착합니다

백무동에 9시50분에 시작했으니 딱 6시간 걸렸네요

 

 

혼자서 주마간산으로 막 달렸으니... 아이고... 다리야~ 허리야~

이젠 버스가 있는 주차장까지 20여분 내려가야 합니다

 

 

이렇게 2011년 신년 첫 산행을 지리에서 했습니다

지리에 올라 첩첩한 산마루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산마루를 감싸안은 하얀 여백을 또한 보았습니다

 인생도 무엇이든지 꽉차 있어면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여유가 없듯이

삶에서 자신만의 작은 여백을 남겨두어야 할것입니다

그 여백에 자신의 소중한 이름하나 세겨두면...

아름다운 시간이 스치는 바람처럼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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