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금)... 오늘은 제주도 한라산으로 가는 날입니다
직장에서 4시경에 퇴근하여 집에서 베낭을 페킹하여 동래 세연정앞에서 산악회버스를 타고
삼천포항으로 갑니다
삼천포항에서 제주도로 가는 월드제주호(4332t)는 이번 출항이 처음 출항이라고 합니다
이 카페리호는 그전에 인천에서 중국 단둥으로 오가는 카페리였는데
이번에 삼천포에서 제주도로 가는
노선을 취득하여 제주도로 처녀출항합니다
배의 크기는 길이 118m, 폭 20m, 6층 여객선으로 480명을 태울수 있다고 합니다
배는 정확히 20:00시에 삼천포항을 출항합니다
3등석에는 많은 승객들로 북적입니다
술 마시는 사람들... 화투놀이,카드놀이로 고성이 오가고...
아무튼 아수라장을 이룹니다
급기야 고성이 오가는 싸움까지...
새벽1시에 소등을 하니 모든것이 다 조용해지고
흔들리는 3등석 선실에서 잠깐 잠깐씩 눈을 붙여봅니다
다음날 새벽 6시에 제주도 국제여객선(제7부두)항에 도착하여 준비된 버스를 타고
예약된 음식점으로 향합니다
시원한 해장국으로 지난밤의 여독을 풀고
08:10분경에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합니다
멀리로 보이는 한라산에는 하얗게 눈을 쓰고 있군요
지난 목요일에 마신 음주로 몸이 정상이 아닙니다
들머리에 있는 화장실을 찾으니 줄지어 서 있습니다
그냥 갈수도 없는 형편이라
그 줄뒤에 서서 한참을 기다려 뒤를 해결하고 산으로 들어 갑니다
같이 온 일행은 벌써 멀리 간 모양입니다
발걸음을 빨리 해보지만 좀처럼 속도는 붙지 않고
발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감기기운으로 조금만 빨리 걸으면 호흡이 금방 급해지고
설사로 힘이 쭉빠지는 것 같습니다
어이쿠~ 죽겠군먼...ㅠㅠ
혼자 터덜 터덜 산길을 걷다
한곳에 베낭을 놓아두고 한참을 생각합니다
"그냥 내려가 버릴까..."
악마의 속삭임처럼 달콤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칩니다
조금 쉬고 나면 힘이 조금 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몇십분을 가다 한참을 쉬고... 다시 내려갈까...생각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가길을 몇번을 반복하다가 사라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복잡한 대피소에서 이리저리 살펴 보아도
같이 온 일행이 없습니다
있을리가 있겠습니까...
길위에서 지체된 시간이 얼마인데...
할수 없습니다
나 홀로 즐기며 갈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몸은 천근만근 호흡은 거칠어 지고
다리는 무겁기만 합니다...
몇번 한라산정상을 오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끝내 못오른 백록담인데
이번에도 발목을 단단히 잡힌 모양입니다
하늘은 눈물겹도록 파랗고 깊습니다
몸은 고되어도...
마음만은 자유롭습니다
아~ 정상이 보입니다
저기 바람이 일어나는 곳...
구름이 피어나는 곳이 정상입니다
진달래휴게소에 도착합니다
넓은 평원에 바람 한점없는 따뜻한 곳입니다
아직 점심 시간이 이르지만
점심을 먹는다는 핑계로 세월아~ 네월아~...
느긋히 점심을 먹습니다
밥 한술을 입에 넣고 둘러보는 풍경은
정말로 멋집니다
정상부근에서 피어 오른 하얀구름...
발밑으로 펼쳐진 하얀 눈밭...
진달래휴게소의 전경
자세히 살펴 보시지요...
혹시 아시는 분이 있는가를...ㅋㅋ
어린이 동화책 "윌리를 찾아라"같은 그림입니다
진달래휴게소에서 12시 30분이 넘으면
백록담정상까지 못가게 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천천히 걸어도 아직 시간 여유는 많습니다
그렇지만 정상까지 1시간 30여분을 더 걸어야 한다니...
아이고! 곡소리가 절로 납니다
휴게소를 뒤로 하고 오르다
뒤를 바라보니 저 멀리 바다 위로 운해가 깔려있습니다
파란 하늘에 펼쳐진 운해....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뒤돌아 본 진달래휴게소와 운해...
한라산의 씩씩한 구상나무는
많은 눈에도 건겅하게 이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구상나무와 운해
정상이 제법 가까워 졌습니다
언젠가 TV뉴스에서 기후변화로 구상나무가 많이 없어진다고
하더니 곳곳에 죽은 나무들이 보입니다
고지가 저긴데...
힘들어 죽겠습니다...ㅠㅠ
그래도 끙끙거리며 한발 한발 올라섭니다
구름아... 구름아...
하늘에서 펼쳐지는 구름과 운해의 몸짓에
시름을 놓고 구경하기도 합니다
그대여...!
그대는 그대 자신의 주인이면서
저 광대무변한 우주의 주인입니다
그대가 평화로우면
저 광대무변한 우주도 평화로울것입니다
그대가 아름다우면
저 광대무변한 우주도 아름다울것입니다
만약 그대가 죽어 없어진다면
사라지는 순간 저 광대무변한 우주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하여, 그대는 이 우주의 중심...
그대가 바로 이 우주의 주인입니다
앞으로 보아도 눈시린 순백의 물결...
구름의 향연이 시작되고
뒤를 돌아 보아도
새하얀 구름의 향연이 이어집니다
지나는 사람들이 하는 말중에
몇번을 한라산을 왔었는데 오늘 처럼 환상적인 날씨는
처음이라고 자랑합니다
저는 처음 온 산행이지만 ...
축복을 받은 모양입니다
몸은 고되지만...
경치는 일품입니다
구름은 몰려오고
흩어지고...
구름은 각양각색의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놀란듯 한참을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보이시나요
저 바다의 수평선이....
그 아래로 흐르는 운해
한라산에 까마귀가 유명한거 다 아시죠...
까마귀가 마치 독수리만 합니다
그리고 겁이 없습니다...
히치콕감독의 "새"라는 영화가 갑자기 생각나 공포스럽기도 합니다
간혹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제주의 오름이 보입니다
정상을 오르다 계단에 앉아 한참을
구름이 일렁이는 쇼를 구경합니다
그 핑계로 숨도 좀 돌리며...
쉬어갑니다
이 거친 세상 풍파를 등지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당당함...
바다를 사랑하고
하늘을 사랑하는 더 넓은 평온함...
그 옛날 정염의 불덩어리가 식어
이젠 차디찬 그리움....
바람이 일어나는 곳...
구름이 일어나는 곳...
한라산 !!
그대 산정에서 이는 바람이
시작되는 곳을 아는가요...?
구름마저도 넘지 못하고
산허리를 굽이 돌아가는 곳...
전설의 백록이
목을 축이며 뛰어 놀던 곳...
이 한라의 정상에 서서
멀리 출렁이는 바다와
구름이 만들어 내는 운해를 봅니다
푸른 하늘에 피어나는 뭉게구름은
또 누구의 입깁입니까...?
그 옛날 삼별초의 함성과
무고한 인명이 추풍에 흩날리던 4.3사태...
그리고 지금의 강정마을 구럼비...
한라는 멀고도 먼 유배지...
추사의 세한도는 이 땅의 기상을 보여 주는 듯 합니다
한마리의 흰사슴이
이곳 한라에서 뛰어 다니는 듯 합니다
정상에서 10여분 시간을 보내다
아쉬운 듯 발걸음을 돌립니다
오를때 보았던 운해는 없어지고
엷은 구름만 두둥실...
정상을 아쉬운 듯 내려서면서 보는
하산길 풍경도 눈을 뗄수없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언젠가 다음 기회에는 저곳 영실쪽으로 가야겠습니다
마치 기와지붕처럼...
평원이 있을것 같습니다
올 겨울의 마지막 눈길을 원없이 걸어 봅니다
하산길이 북쪽능선에 있어 등로의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목책계단은 눈에 다 묻히고 겨우 계단임을
나타내는 나무 기둥만 겨우 보입니다
급한 경사길을 몇번이고 미끄러지고...
겨우 평탄한 길이 나옵니다
마치 눈밭에서 빠져나온 것 같습니다
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됩니다
관음사까지 약 8Km를 걸어야 합니다
약 3시간에 걸쳐 오로지 눈길을 미끄러지듯
하산을 하였습니다
몸도 불편하고 하여 사진찍는 것도 생략하고...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몇몇 중요한 포인터를 찍었는데
기록되지 않았네요..
5시20분경에 하산완료...
하산후 버스를 타고 국제여객터미널로 이동합니다
같이한 일행들은 먼저 하산후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갑자기 어지럽고 호흡이 급해져
택시를 타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서
응급처방을 받고...
여객터미널로 갑니다
저녁 7시 30분에 승선을 완료하여 장승포로 향합니다
3등 선실 바닥에 누워 잠들기를 원하였으나
오늘 하루의 일과가 더욱 또렸히 떠오릅니다
하얀 순백의 눈...
춤 추듯 일렁이는 구름...
산정아래 펼쳐진 운해...
그리고 백록담...
한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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