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山頂에서...

그날의 붉은 바람...백아산

풍뎅이 날다 2016. 5. 16. 22:48


5월은 가정의 달이며 여러 중요한 행사가 많이 열리는 날이다

5월 14일 (토)...오늘은 부처님 탄생 2560년 (불기 2560)인 초파일이다

부산의 많은 산악회에서는 지리산 칠암자 순례 산행이나

희양산 봉정사로 산행을 가고 있다

칠암자순례는 지난해 다녀왔고

희양산 봉정사는 갈때마다 사찰의 스님들과 다툼이 많아

요즘은 거의 산행지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여 마련한 산행지가 화순 백아산이다

올 봄에는 꽃산행을 성공한 적이 없다

이번 산행지도 한달전 잡으면서 혹시 철쭉을 보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지난주 황매산의 철쭉상태를 보니 꽃보기 힘들 것 같다

 

 

 

 


 

백아산은 3년전인가 겨울에 덕고개에서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때 마당바위 주변으로 하늘다리를 공사하기 위해 자재가 널려 있었는데

몇해사이에 공사가 완료되어 지금은 백아산의 명물로 되고 있다

 

 

 

 

 


해운대에서 7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11시 10분경에 들머리인

백아산관광목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채비와 간단한 촬영을 마치고

11시 20분경에 산으로 향한다

 

 

 

 


 

관관농원의 식당을 지나 넓은 마당을 가로 질러가면

산으로 이어진 들머리가 나온다

 

 

 

 


 

들머리입구에 있는 연리목

두나무가 엉켜있고 또 뿌리가 감싸안고 있다

" 나두고 어디 가지마 !!!"

 

 

 

 


길이 갈라진다

똑같이 마당바위로 향하는데 왼쪽길이 조금 더 짧다

그렇다면 왼쪽으로...!!!



 

 

 

 

우거진 숲속에서 하얗게 빛나듯 쏫아있는 바위

 

 

 

 


무슨 폐광터같은데 물이 가득 차있다

 

 

 

 


여태 힘든 오르막을 오르다가 잠시 편안한 길을 걷는다

 

 

 

 

 


주차장들머리에서 1.3Km 지점

북면 원리에서 올라오는 능선을 만난다

구름다리까지 700m 정도 남았는데 제법 힘들게 올라야 한다

 

 

 

 


조망이 터진다

멀리 보이는 산이 무등산인 것 같다

 

 

 

 


 

올라온 들머리 부근

저 작은 저수지옆에 백아산관광목장이 있다

 

 

 

 


오월의 산속에서는 바람이 모두 잠들었는지...덥다

산길에서 바위가 뚫려있어 차가운 바람이 휭~ 불어 온다

에어컨이 따로 없다...

자세히 보니 누가 얼음굴이라 적어 놓았네

 

 

 


 

얼음굴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하늘다리에 설수있다

쉬엄쉬엄 걸어 1시간정도 걸렸다

하늘다리에 서니 시원한 바람이 지난다

 

 

 

 


 

지나는 그 시원한 바람속에서

그날의 붉은 바람이 묻어 있는 것 같다

이곳 백아산은 6.25사변때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북으로 퇴각하지 못한

인민군이 전남 화순의 백아산, 순창 회문산, 광양 백운산, 지리산등으로 도주하여

이곳 화순 백아산에는 빨치산 전남도당사령부가 있었던 곳이다

하여 이곳 백아산에서 피아간 치열한 전투가 수없이 있었던 곳이다

 

 

 


 

나는 2016년 오월의 화창한 햇살아래 이 능선을 걷지만

나의 마음은 시간을 거슬러

군경과 빨치산의 치열한 공방전이 있었던 그곳에 마음이 머문다

붉은 바람이 스쳤던 그 능선에서....

 

 

 

 

 


60여년전

한국군의 무스탕전투기로 이곳 백아산 일대를 폭격하였으나 효과가 없자

군은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전투기까지 동원하여

엄청난 폭격으로 이곳 백아산에 있던 빨치산은 거의 괴멸되어 퇴각하였고

그후 군경에 의해 지켜지던 이 마당바위에서 빨치산의 야습으로 몰살당하는 군경들...

그후 수십번의 치열한 공방전

흩어져버린 젊음의 꽃잎들...

 

 

 

 

 


세상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백아산 능선에서 쓰러져간 그 넋을 기린다

풀잎의 이슬처럼 사라져간 그 젋음을 기리기 위해

하늘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그 마음을 가슴에 담고 하늘다리를 걷는다

 

 

 

 


1954년 미군의 폭격과 군경의 치열한 공격에 지리멸렬한 빨치산은

지리산 짚숙한 곳으로 도주하여 활동을 이어가다

1963년 11월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을 지리산에서 검거하는 것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동족간의 이념대립으로 일어난 우리 현대사의 가슴 아픈 역사였다

 

 

 

 

              보이는 바위가 마당바위이다

              이 마당바위를 조정래 "태백산맥"에서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마당바위는 사방 어느 쪽에서 보나 빼어나게 생긴 바위 봉우리였다.

산줄기 위에 우뚝 치솟은 그 모습은 바위의 무게감으로 장중했으며,

위로 뻗치는 기상으로 장쾌했고, 군더더기 없는 담백함으로 수려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였다.

그 바위는 이십 미터 이상의 위에 그냥 덩그렇게 놓인 형상이 아니고

그 뿌리를 그 거대한 바위가 산 아랫부분과 유연하게 연결을 이루어

자연스러운 조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그 벼랑바위 사이를 어렵사리 타서 위에 오르면, 거기에 또 하나의 경이가 펼쳐져 있었다.

삼백여 평을 헤아리는 그야말로 넓은 '마당'이 질펀했던 것이다.

그런데 또 무슨 조화인지 바위가 평평해서 된 '바위마당'이 아니고 흙으로 된 '흙마당'이었다.

그리고 바위는 담을 치듯이 가장자리를 따라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넓은 바위가 흙을 담고 있는 격이었다."
- <태백산맥> 제9권 226쪽

 

 

 

 

 

             또 태백산맥에서 소개하는 마당바위 소개 글  몇자 적어 본다

 

빨치산에게나 토벌대에게나 그것은 천연적인 망루고 초소였다.

백아산지구에서 그것을 빼앗기자 토벌대는 그곳에다 곧바로 병력을 배치시켰다.

그 마당의 흙은 텐트치기에도 적격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빼앗겼다는 것은 백아산지구로서는 실질적으로

안방문을 다 열어놓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감시를 받았고,

심리적으로 심장을 빼버린 것 같았고, 상징적으로 백아산지구가 없어져버린 것 같았던 것이다.

실질적 피해를 없애고, 심리적 불안감을 없애고,

상징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마당바위를 다시 차지했다.

그러나 토벌대라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세번째 싸움에서 다시 밀려나고 말았다.

거기에 맞서 빨치산들은 네번째 공격을 준비했으나 실행에 옮길 수가 없게 되었다."
- <태백산맥> 제9권 227쪽

 

 

 

 

 


또한 마당바위 중앙으로 흙으로 되어 있어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곳에 묘를 쓰면 인근의 마을은 가뭄으로 비해가 입는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마당바위에 봉분 한개가 조성되어 있다

이젠 흘러가버린 이야기인지...

명당으로써 역활이 다 끝난것이지...

알수없는 일이다

 

 

 

 


 

최고의 조망처 바당바위에서 사방을 둘러본다

가야할 천불봉과 백아산 정상이 가깝다

 

 

 

 


 

철쭉은 다 져버렸고

올해의 봄도 다 가버렸다

 

 

 

 

 


철쭉평원에서 약 20m정도 내려서면

물맛도 좋은 백아산약수터가 나온다

물 한바가지를 마시고...

 

 

 

 


약수터에서 뒤돌아 보니

마당바위와 하늘다리가 그림같다

 

 

 

 

 


당겨본 하늘다리

 

 

 

 


하늘다리와 마당바위로 이어지는 암릉

저 암릉을 거쳐 왔다

 

 

 

 


천불봉을 지나면서 정상을 향해 찍어 본다

천불봉은 바위봉우리로 올라갈수 없다

물론 정상석도 없겠지...

 

 

 

 


백아산정상에 도착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멋지다

오늘따라 미세먼지도 없고 오랫만에 쾌청한 날씨여서 더 좋은 것 같다

 

 

 

 


가야할 능선 길....

 

 

 

 


오 ! 거북이

편안한 산길 한곳에서 거북이의 환영을 받는다

 

 

 

 


문바위삼거리

몇해전에 문바위를 보고 왔는데 특별한 것이 없어 패쓰한다

 


 

 

 


조망이 터진 곳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 본다

왼쪽의 작은 바위봉우리가 백아산 정상인 것 같다

 

 

 

 


몇해전에는 이곳에는 팔각정정자의 기둥만 있었는데

이젠 팔각정자 대신으로 나무테크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오늘 백아산산행은 들머리에서 날머리인 휴양림까지

약 10Km정도의 길이여서 시간이 여유롭다

군데군데 쉬어가며 널널하게 진행을 한다

이젠 능선을 벗어나 휴양림쪽으로 하산

 

 

 

 

 


 

하산하면서 바라보는 백아산

하얀 바위들이 마치 거위처럼 산으로 올라가는 형국을 만들어 낸다

바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때문에 백아산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겨울에 보면 더 실감이 나는데...

숲이 우거져도 그런대로 거위모습이 형상된다

 

 

 

 


 

울퉁불퉁한 바위지대를 내려서다가 그만 오른쪽 발목을 삐긋하고 말았다

넘어져 한동안 발목을 부여잡고 고통을 참아내고...

조금 있으니 걸을만 했지만 고통을 참고 하산을 완료한다

큰일인데...!!!

내일 백두대간(화령~갈령)을 가야 하는데...

발목때문에 백두대간의 발목이 잡히게 된 꼴이다

계곡에서 씻어면서 조심스럽게 양발을 벗고 발목을 보니 부어오르고 있다

한번 발목에 부상을 당하면 오래가는데...ㅠㅠ

 

 

 

 


 

다음날 일요일은 꼼짝도 못하고 부어오른 발못만 잡고 끙끙~

빨리 회복되기를 바래본다

산행은 역시 안전이 제일이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에 세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