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의 가뭄이 역대 제일로 심하다고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다
대규모 댐의 담수율이 30%정도 머물어 식수마저 걱정해야 할 지경이고
섬지방에서는 빗물을 정화해서 먹고 있다고 한다
나라님은 역사전쟁을 펼친다고 가뭄걱정이 없는 모양이다
옛날이면 나라에 가뭄이 들면 나랏님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던데...
이번주 산행을 내장산으로 정하였으나
주말부터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산행을 취소한다
오랫만에 토요일에 집에 있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막상 많은 시간이 주어지자 늦잠도 못자고
이리저리 TV체널만 돌리며 무료한 시간을 견디다
결국은 비가 내리는 장산으로 향한다
집을 나서서 2~3분이면 장산 들머리에 닿을수 있어 좋다
우산을 받쳐들고 비가 내리는 산길을 접어 들자
고느즉한 분위기가 좋다
지난주만 해도 푸른빛이 가득한 산길이였는데
오늘은 온통 갈색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유달리 많이 보이는 물든 싸리나무 이파리와 떡갈나무 이파리가
산길을 훤하게 비춘다
오늘 장산의 산행코스는 해광사~유격장~중봉안부~중봉~바람재~
바람재테크~정상안부~정상~부대입구~억새밭~7부능선길~7부능선의 너덜겅~옥녀봉으로
약 11Km정도의 원점회귀하는 산행이다
산길 한곳에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는 쑥부쟁이
비에 씻기운 꽃잎이 싱그럽다
고목나무 밑둥에 자라고 있는 버섯
영지버섯인가...?
비에 젖은 산길
우산에 부딪혀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 들릴뿐
산길은 고요에 쌓여있다
가뭄끝의 단비라 숲의 정령들이
살아 움직인다
비에 씻긴 단풍들은 색을 더하고...
가을비 내리는 숲은 마치 동화속처럼
화려하다
바람재에 도착
몇해전에 산불인 난 곳에 나무계단으로 새롭게 시설한 곳이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전망대
그전에는 몰랐는데 비가 오니 지붕이 안 덮혀있다
이곳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어디 비를 피할 때를 찾아 봐야겠다
올라온 나무계단길
안개가 옥녀봉을 감싸버렸다
장산(634m) 정상
비가 내리는 날이라 인적이 드물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안개로 새하얀 풍경 뿐...
비를 피할 곳이 없어 급히 억새밭으로 발길을 돌린다
철모르는 진달래가 비에 흠뻑 젖는다
(수정: 진달래가 아니고 철쭉...ㅎ)
뒤늦게 핀 구절초의 시간은 급하기만 하다
정상부근의 나무잎들은 떨어지고...
억새밭 옆의 솔밭에 우산을 세워두고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신다
따뜻한 커피 한잔이 몸으로 들어가자
일순 모든 풍경들이 새롭다
나무며 바위며 숲의 정령들이 가을비를 즐기는 것 같다
장산너들길
맑은 날이면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데
아무도 없다
안개속에 가려진 풍경
비에 젖은 억새가 무거워 보이고...
안개속에 손질하는 모습이 애절하다
비에 젖은 산길에
소리없는 가을이 익어 가고 있다
풀들은...
나무들은...
산들은...
오랜 갈증으로 가을비를 마시고
나는 바다를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그 숲사이로 지난다
후두둑...
한줄기 바람소리에 단풍들이
떨어지고
숲의 정령들이 깨어나
날개를 펴고 바람따라 흐른다
나는 상념에 젖은 마음을
비에 젖은 산길에 풀어 놓는다
장산허리길 7부 너덜겅에 도착
비를 피할수 있는 바위를 찾아 앉아 쉰다
비는 많이 가늘어지니 안개가 산을 휘 감는다
바람에 안개가 흐르는 모습을 보며
가을 한때를 즐긴다
낙엽되어 흩어지는 이파리는
가을의 이야기를 풀어 낸다
싱그러웠던 이파리는
어느새 가을잎 되어 숨죽여 우는 소리
머물고만 싶었던 그때의 청춘은
가고 없다
아련한 안개빛 속에 사라지고
이젠 흐미한 옛그림자 만이...
비 내리는 산길
바람과 안개 그리고 그리움 가득 안은 이파리만 가득하다
적요한 산길 한곳으로
비에 젖어 빤짝이는 이파리에서 지난 세월을 본다
단풍든 나무사이로 해운대의 마천루가
신기루처럼 일어난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옥녀봉을 올랐다가
하산을 서두른다
.
.
.
.
.
그대
이 가을로 오라
비에 젖은 산길을 걸으며
그대와의 추억을 생각하노라
그대
그리움의 문을 열고 오라
가을비 내리고 솟구치는 열망에 가슴이 타들어 갈때
잠자는 그리움을 깨우고 오라
그대
비에 젖은 가을로 오라
가슴 시리도록 아픈 풍경처럼 내 마음도 가을비에 젖어 시리다
잃어버린 추억은
비에 씻은 낙엽처럼 선명하다
그대
사랑으로 오라
찬란한 사랑의 징표같은 화사한 가을길
그 길에 사랑으로 장식하여 그댈 맞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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