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토요일... 이제 몇일만 있으면 또 한해가 간다
언제부터 인지 몰라도 세월가는 것에 조금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
나는 항상 그대로인데...
12월 들어 산악회에서 산행신청이 저조하여
이번에도 산행취소라고 연락이 온다
아무튼 연말이고 경기도 불황이고...
전반적으로 사회분위기가 여느때의 연말분위기와 다르다
산행지를 찾아 보다 남덕유산을 가는 산악회에 산행신청을 한다
다른산악회로 산행을 갈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집결지로 가는 것이 귀찮다
8시에 동래전철역에 버스는 출발~
10시 20분경에 영각사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국립공원탑방지원센타를 새로 만들고 있다
산행공지에는 육십령에서 서봉 거쳐 남덕유로해서 영각사로 내려오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바뀐 모양이다
할수없다...어짜피 눈구경을 하려고 한 산행이니까
오늘 산행은 남덕유산을 올라 삿갓봉을 거처
삿갓봉대피소에서 황점마을로 내려오는 산행이다
시간이 널널하여 영각사를 들러본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 영각사로 가는 일주문은
쪽문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영각사를 둘러 보고 11시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본격적으로 산으로 오른다
남덕유산까지 3Km...
되비알을 꾸준히 올라야 한다
그리고 정상부근에서는 철계단으로 오르고
바람없고 기온마져 높다
눈만 없으면 영락없는 봄날씨다
기온이 높다 보니 한겹한겹 옷을 벗고...
땀은 비오듯 하다
한발 한발...
한계단 한계단...
산행중에 간혹 만나는 노래를 크게 틀어가며
산을 오르는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난다
자기 혼자만 좋은 노래가 만인에게도 다 좋을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늘도 노래를 틀고 다니는 산객에게 한소리를 했다
잘 받아드리면 되는데
네가 뭔데라고 대들면 서로가 피곤하다
그 기분도 잠깐이고
고도를 높히니 조망이 터진다
남덕유산까지 이제 800m
철계단이 시작된다
막힘없는 조망으로 갈길을 잊은 듯...
저 멀리 지리산이 조망된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의 지리 주능선이다
남덕유산에서 하산할때 철계단은 조금 위험해 보였으나
올라갈 때는 아무 느낌이 없다
가야할 길...
저 철계단을 넘으면 남덕유산이 보일것 같다
지금 오른쪽의 봉우리는 서봉
10년정도 겨울산을 다녔는데
오늘처럼 포근한 날이 없었던 같다
눈부신 조망을 바라보다
오늘 갈 삿갓봉이 중앙에 우뚝하다
멀리 향적봉이 눈에 덮혀 있다
계단을 향해...
산을 오르는 사람이나 산을 내려서는 사람이나
눈부신 조망에 넋을 잃는다
첩첩한 산그리메
멀리 지리주능선을 당겨 본다
능선위의 산객들...
12시 30분에 남덕유산정상에 선다
탐방지원센타에서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멀리 향적봉이 눈앞에 선하다
언제 이 덕유의 주능선을 걸어 보고 싶다
육십령에서 향적봉까지...
조망좋은 한곳에 앉아 조망을 즐기며 점심을 먹는다
넌 누구냐...!
삿갓재대피소까지 4.2Km
넉넉히 2시간이면 충분할것 같다
뒤 돌아 본 남덕유산 정상
북사면에는 눈이 가득하다
월성치에 도착한다
산악회에 B조로 하산하라고 일러 준 지점이다
삿갓봉대피소까지 2.3 Km
가야할 길...
겨울산은 말갈기처럼 유려하다
왼쪽의 하얀 봉우리가 덕유산 향적봉이고
중앙에 우둑한 봉우리가 삿갓봉이다
남덕유산에서 걸어 온 길
오른쪽 봉우리가 서봉이다
삿갓봉으로 가는 길...
지난 여름때 월성치에서 삿갓봉을 오를때 이 곳에서 많은 야생화를 만났는데
오늘은 그때 기억을 덮는 하얀 눈만이 소복하다
이 나무테크를 지나자 남덕유산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걸었던
산객중 1명이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었다
수원 모산악회에서 왔다고 하던데...
누군가 급히 가슴압박을 하며 인공호흡으로 구급을 하고
나는 119에 급히 신고하였다
조금 있으니 같은 산악회사람들이 도착하고 조금 지켜 보다가
무사하길 바라며 삿갓봉으로 향한다
삿갓봉에서 바라보는 남덕유산과 서봉
멀리 향적봉과 중앙에 보이는 무룡산
2시 20분경에 삿갓봉에 도착
119에서 재차 위치를 물어오고 환자상태를 물어 온다
빨리 구조되길 바라며...
삿갓재대피소로 향한다
산에서 응급환자를 만나기는 산행후 처음이다
혹시나 잘못될까봐 걱정이다
나도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았는지
산에서 경솔하지 않았는지
되돌아 본다
삿갓재대피소에 도착
다시 국립공원직원에게 환자발생과 응급처치과정과
119신고 상황을 설명하고...
과일과 음료수로 목을 축인다
황점으로 가는 길
산중에 헬기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더니
사고 지점에서 환자를 이송하는 모양이다
신고후 약 40분정도 지났는 것 같은데...
이 깊은 산중에 그래도 빨리 출동한것 같다
또 무사하길...
물이 흐르는 계곡 한곳에서 땀을 씻는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마치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그래도 씻고나니 피로가 싹 가신다
4시에 황점마을로 하산을 완료한다
119신고 후 119와 병원과 경찰서에서 나에게 전화가 빗발친다
그래도 최초신고자니까 일일히 설명하고 협조한다
나중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그 환자상태가 어떠냐고 물어 보니
사망했다고 한다
삶과 죽음이 그 순간이였구나 생각하니
삶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고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흩어지는 것이다
글귀가 생각난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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